샤코탄 블루 카무이미사키 (가무이 곶)
- 홋카이도 여행 2019.08
- 2020. 10. 22.
샤코탄 블루 카무이미사키
코발트 블루?
샤코탄 블루?
샤코탄 블루를 아세요?
홋카이도의 토착 원주민 아이누족! 그들은 척박한 북해도에서 향료를 목적으로 라벤더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라벤더가 유명해진 거다. 아이누족의 언어 중 여름을 뜻하는 '샤쿠' 마을을 뜻하는 '코탄' 여름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샤쿠코탄' 지금 우리는 이곳을 샤코탄이라고 부른다.
비에이의 시키사이노오카와 후라노의 팜 도미타는 비슷한 모습을 가졌다. 시키사이노오카는 무지개떡 같고, 팜도미타는 보랏빛 물결이 출렁이는 라벤더 밭이다. 샤코탄 반도에 비슷한 풍경을 지닌 곳이 있는데 일본 비경 100선에 꼽힌 시마무이해안과 카무이미사키. 우리말로는 가무이 곶
시마무이해안을 들렀다가 카무이미사키로 왔다. 코발트블루의 아름다움을 가진 해안 샤코탄. 카무이미사키로 올라가는 길은 좁다. 처음 아스팔트 도로를 갈 때만 해도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도 못했었다. 둘이서 나란히 걸을 수 없는 좁은 길을 지난다.
마치 고인돌 같았던 낯설면서도 눈에 익은 풍경.
이 문을 만나면 산책코스가 시작된다. 여자는 들어갈 수 없다는 재미난 팻말에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하냐고, 진짜 못 들어가는 거 아니냐며 살짝 당황했었다.
과거 100여 년간 이곳은 여자들의 출입이 금지되었던 장소였다. 바다를 관장하는 여신 '차렌카'가 여자가 배를 타면 그 배를 침몰시킨다는 전설이 있어서 여자들은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팻말은 살짝 당혹스러움과 재미를 동시에 안겨주었다.
샤코탄 블루
정말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다.
홋카이도의 여름을 상징하는 샤코탄반도.
러시아 쪽 동해와 접해있는 이곳은
7월, 8월, 9월에 가장 눈부시게 빛난다.
홋카이도, 삿포로 날씨는 이 기간 동안 장마도 없어서
습하지 않고 쾌적하며
자연의 색감도 이때가 정말 강렬하다.
날씨가 좋으니 당연한 결과다.
가무이 곶은 얼핏 보니 우리나라 소매몰도 같다.
하지만 바다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
여자는 출입할 수 없다는 팻말이 있는 곳을 시작으로 끝까지 약 20분이 걸린다. 걸음에 따라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좁다란 산책로 때문에 사람이 많다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어쩌면 그 시간에 더 감사할 수도 있다. 바다를 건너 눈이 부셨고, 그 아래 펼쳐진 기암들을 보는 순간 내 눈과 입은 커질대로 커져서 다물어지지를 않는다.
둘레가 약 40km 반도의 대부분이 이렇게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걸어본 길 중에서 이곳보다 아름다운 길은 없었다. 화산지형, 이곳의 독특한 자연환경은 국내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을 끝없이 건네준다.
말이 20분이지, 한참이나 멀었다.
걷다가 둘러보고
또 걷다가 그 바다에 빠지고
그래서 시간은 더욱 지체되었으나
불만이 있었을 리가 없다.
끝에 다다르는 순간이 머지 않았다.
등대가 보인다면,
등대의 전체가 다 보인다면
이제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가무이 곶은
바다뿐만 아니라 좁은 산책로를 지날 때마다
화산이 만들어낸 특별한 풍경들 때문에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속이 환히 보이는 저 바다의 놀라운 색감.
이런 바다를 우리는 코발트블루라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샤코탄 블루라고 부른다.
오직 샤코탄에서만 볼 수 있는 빛깔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렇게 찬양하고, 감사해한다.
살아있을 때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카무이미사키!
신들의 곶!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던 경이로움!
'카무이'는 일본어로는 '신의 위력'
아이누족의 언어로 '신'
그래서 이곳을 신들의 곶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을, 이곳 사람들은
신성시하며 지켜왔다.
300도의 둥근 해안선으로도 유명하다.
그 놀라움은 아쉽게 사진으로는 담아지지가 않았다.
거참~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 그런 말 밖에는 안 나온다.
이런 깨끗한 물에서, 아니 아름다운 바다에서 잡히는
해산물들이 얼마나 싱싱할지 생각을 해보자.
그래서 북해도는 해산물의 천국이다.
이 동해에 사는 물고기들은
몸에 금은보화를 잔뜩 두르고 잡힐 것 같다는
상상도 해 본다.
홋카이도의 유일한 해안국립공원 샤코탄 !
왜 사람들이 7월, 8월, 9월에 삿포로로 몰려오는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구름 공장 작동 중!
깨끗한 솜뭉치들이 계속해서 뿜어져 나온다.
화산지형으로 탄생한 독특한 산봉우리들과
샤코탄블루의 깊은 매력,
이곳은 홋카이도 여행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내 기억에 남아있다.